퇴직연금 제도가 의무화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노후 자산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. 특히 "투자는 어렵고, 원금 손실은 무서워!"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단연 **확정급여형(DB, Defined Benefit)**에 주목해야 합니다.
DB형은 복잡한 투자 상품에 머리 아플 필요 없이, 퇴직 후 받을 금액이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가장 안정적인 퇴직연금 방식입니다. 마치 국가가 지급을 보증하는 국민연금처럼, 회사가 나의 퇴직금을 책임지고 보장해 주는 셈이죠.
이 글에서는 퇴직연금의 '안전지대'라 불리는 DB형의 개념부터 정확한 지급액 계산법,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 가장 유리한지, 그 장단점까지 A부터 Z까지 완벽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.
1. 확정급여형(DB), 개념부터 확실하게!
**DB(Defined Benefit)**라는 이름 그대로, 근로자가 퇴직 후 **받을 혜택(Benefit)이 사전에 확정(Defined)**되어 있는 제도입니다.
핵심은 '운용 주체'와 '책임'이 모두 회사에 있다는 점입니다.
- 운용 주체: 회사가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하고, 직접 펀드나 예금 등의 상품을 선택하여 운용합니다.
- 운용 책임: 투자로 인해 수익이 나면 회사의 이익이 되고, 반대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회사가 모두 책임져야 합니다.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은 투자 성과와 전혀 관계없이 약속된 금액 그대로 지급됩니다.
- 근로자 입장: 내가 할 일은 없습니다. 그냥 회사를 믿고 맡기면 됩니다. 투자에 대한 아무런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.
쉽게 말해, DB형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"퇴직할 때 이만큼의 돈을 꼭 줄게"라고 법적으로 약속하는 제도입니다.
2. 내 퇴직금, 정확히 얼마 받을까? (DB형 지급액 계산법)
DB형의 가장 큰 장점은 받을 금액을 명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. 계산 공식은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동일합니다.
DB형 퇴직급여 = 퇴직일 직전 3개월간의 월평균 임금 × 근속연수
예를 들어, A씨가 한 회사에서 10년을 근무하고 퇴사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.
- 퇴사 직전 3개월 월급: 390만원, 400만원, 410만원
- 3개월간 임금 총액: 1,200만원
- 3개월간 총일수: 92일 (예시)
- 1일 평균임금: 1,200만원 ÷ 92일 = 약 130,434원
- 30일분 평균임금 (월평균 임금): 130,434원 × 30일 = 3,913,020원
- 최종 퇴직급여: 3,913,020원 × 10년 = 39,130,200원
이처럼 A씨는 회사의 투자 성과와 무관하게 약 3,913만원의 퇴직금을 보장받게 됩니다.
3. 그래서, DB형은 누구에게 유리할까?
DB형은 모든 사람에게 최상의 선택은 아닐 수 있습니다. 아래 조건에 해당한다면 DB형이 DC형보다 훨씬 유리합니다.
- 장기 근속자 및 임금 상승률이 높은 근로자: DB형은 '최종 임금'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. 따라서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하여 승진을 거듭하고 연봉이 꾸준히 오르는 사람에게 매우 유리합니다.
-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투자 성향의 근로자: 주식이나 펀드 등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는 투자를 기피하고, 약속된 수익을 보장받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합니다.
-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 근로자: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면 최종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에, 오히려 DB형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.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에는 DC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합니다.
반대로, 이직이 잦거나 임금 상승률이 낮은 회사에 다니는 경우, 또는 투자에 자신 있어 추가 수익을 노리고 싶다면 DC형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.
4. 장점과 단점, 한눈에 비교하기
장점 (Pros)단점 (Cons)
✅ 높은 안정성: 받을 금액이 법적으로 확정되어 있고, 운용 손실 위험을 회사가 모두 부담합니다. | ❌ 추가 수익 기대 불가: 투자 수익이 아무리 높아도 약속된 금액 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. |
✅ 예측 가능한 노후 설계: 퇴직 시 수령액을 정확히 알 수 있어 안정적인 노후 계획을 세우기 용이합니다. | ❌ 임금 상승률에 의존: 임금 인상률이 낮거나 임금피크제에 들어갈 경우 퇴직급여가 기대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. |
✅ 운용에 대한 부담 없음: 투자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회사가 알아서 관리해 줍니다. | ❌ 중도 인출 불가: 원칙적으로 중도 인출이 불가능하여 유동성이 떨어집니다. (DC형은 특정 사유 시 가능) |
DB형 퇴직연금은 '안정'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가진 제도입니다. 나의 투자 성향, 현재 회사의 임금 체계와 나의 근속 계획을 꼼꼼히 따져보고, 나의 소중한 노후 자산을 가장 현명하게 지키는 방법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.